처음으로 > 통일칼럼실 > 통일정책
회원 동정 통일포럼 게시판 소개 통일Senior 아카데미 대북협상아카데미 IKIS 자료실 통일칼럼실 이사회 연구원 소개
이름 구본태 이메일
작성일 2011-05-20 조회수 1878
파일첨부
제목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 통일전략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 통일전략


구 본 태(전 통일부 통일정책장)


(* 본 논문은 자유수호국민운동이 주관한 세미나(2010.10.27)에서 발표된 것입니다.)


1. 새로운 통일의 파라다임(paradigm)

“화해협력으로 전쟁을 피하고 평화와 통일로 갈 수 있다.” 이 같은 통일접근은 실패했다. 이제는 “평화와 안보의 전제가 있어야 협력과 통일로 갈 수 있다.”는 새로운 파라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기존 파라다임 > ㅡ < 새 파라다임>
신뢰의 철학 ㅡ 불신의 철학
선 협력 후 평화 ㅡ 선 평화 후 협력
햇볕정책 ㅡ 상생공영정책
3단계 통일과정 ㅡ 신 3단계통일과정
기능주의적 접근 ㅡ 실용주의적 접근
급변사태 배제 ㅡ 급변사태 대비


지난 시기 햇볕정책은 화해와 협력만으로는 평화와 통일로 가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겼다. 대북 퍼주기 정책은 오히려 북핵 확산, 북한의 경제난 심화, 남북관계악화, 남남갈등 심화 등 부정적인 결과만을 쌓았다. 오직 인도주의, 개성공단 만이 유일 하게 성공적인 결과로 살아 남았다.

그리고 “세계화 관계없이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 수 있다.”는 전제도 잘못되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우리끼리’는 더 이상 통일의 파라다임이 될 수 없다. 이제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평화와 통일로 가야한다.”는 새로운 보편주의 파라다임으로 바꾸어야 한다.

<기존 파라다임(우리끼리) > ㅡ <새 파라다임(보편주의)>
민족주의 우선 ㅡ 세계주의 수용
자주통일원칙 ㅡ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원칙 ㅡ 시장경제주의
민족대단결(민주원칙) ㅡ 비핵평화주의
ㅡ ㅡ 인권우선주의
ㅡ ㅡ 법치주의
인도주의 ㅡ 인도주의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은 그 전제를 잘 못 설정한 합의 였다. 다시 말해서 파라다임을 잘 못 설정했던 회담이라고 볼 수 있다.
20세기의 세계적 대결인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경쟁이 자유진영의 승리로 끝난 1990년대 상황에서 한반도를 포함한 국제사회에서는 세계화라는 새로운 파라다임이 정착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이윤을 찾아 자본이 어디라도 이동하고, 시장을 찾아 상품이 전 세계 어느 곳에라도 파고든 시대임을 말하는 것이다. 국가간에 국경과 경계선을 넘어서 상호 경제적 의존도가 심화되고 따라서 국제사회의 주된 관심은 이 같은 경제활동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국제정치의 핵심으로 부각되었다.

이 같은 시대적 요구를 위협하는 것은 종래의 국가간의 전쟁이 아닌 두 가지 즉 핵확산과 국경 없는 무자비한 테러였다. 적어도 세계화 시대의 국제적 공감대, 즉 공통분모는 핵무기개발과 핵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것과 세계화를 위협하는 테러와의 전쟁이었다.

북한은 이 두 가지의 새로운 국제사회의 요구를 정면으로 무시한 것이다.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에서도 이 두 가지의 국제사회의 시대적 요구를 반영시키지 못하였으며, 최근 천안함 폭침 사건은 테러집단으로서의 북한의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더욱 분명히 각인하였다. 북핵과 선군정치, 그리고 테러집단으로는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생존할 수 없다.

또한 북한의 개혁과 개방 없이는 민족 공동번영으로 나갈 수 없다. 개혁‧개방이 전제되어야 통일의 길을 열 수 있다는 것도 새로운 통일의 파라다임으로 정착되고 있다.

북한의 개혁‧개방은 북한이 살 길이기도 하다. 2012년 강성대국을 외치고 있지만 세상 누구도 그럴 가능성을 믿지 않는다. 1988.5 등소평은 “중국이 홍콩과 같은 도시를 몇 개 더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개혁과 개방을 가속화해야한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소련과 동구공산제국이 붕괴된 이후 나머지 아시아 공산국가였던 중국과 베트남은 개혁과 개방에 성공하여 21세기 세계사의 흐름에 성공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개혁과 개방은 시대적 흐름이다.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에서는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정책을 전환 하도록 하는 데에 역점을 두기보다는 오히려 무조건적 대북지원과 협력으로 개혁‧개방으로 전환하기위한 시도를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제사회를 외면하려는 것을 우리의 동포애로 보호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북한주민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세습독재정권의 생명을 연장하게하고 이를 비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에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개혁‧개방의 세계사적 흐름을 거부하고 있으며 오히려 선군정치, 3대 세습정치, 고립 폐쇄적인 정치를 고집하고 있다. 그리고 핵실험, 핵물질과 기술의 해외 유출, 국제테러단체와의 거래, 밀수, 마약거래, 위폐발행 등 국제사회의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 이러한 실상은 오늘 날 언론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북한이 이 같은 정책을 고수 하는 한 ‘대북제재’라는 국제사회의 대북공조는 더 강화 될 것이다.

그리고 북한주민은 더욱더 피폐해 질것이 분명하다, 해마다 북한의 식량부족량이 100만 톤을 넘는다고 한다. 이 같은 만성적인 식량난을 극복하기위해서는 비생산적인 강성대국론으로는 안되며, 개혁과 개방의 길로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에도 북한은 통일의 파라다임을 거부하고 있다. 오히려 정치군사문제는 미국과하고 남쪽과는 경제협력을 하겠다는 종래의 나쁜버릇(?)을 버리려 하지 않고 있다. 6자회담의 재개조건으로 여전히 평화협정 선 토의 를 앞세워 미․북회담을 통해 미‧북관계정상화, 핵보유국지위확보, 평화협상에서의 한국배제, 한․미이간이라는 구태의연한 전술에 의존하려 하고 있다. 그들의 선택은 스스로 북한을 급변사태로 몰아가고 있다.


2. 대한민국 통일정책의 3가지 흐름(flow)

통일은 어디까지나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통일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이다.

헌법 제4조에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평화통일방안은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다. 1989년9월11일 국회에서 대통령 특별선언 형식으로 발표된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그 후 일부 수정되고 보완되었으나 지금가지 대한민국의 명실상부한 평화통일방안으로서 국민적인 합의기반을 갖고 있다. 이명박 정부도 지난 8.15기념사를 통해 3대 공동체 방안으로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 민족공동체를 제시하였으나 기존의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기본 틀 위에서 정책추진의 우선순위를 조정한 것으로 민족공동체방안과 일관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 통일정책의 또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인가?

분단 상황의 한반도에서는 엄격히 말해서 휴전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언제든지 전쟁이 재발할 수 있다는 가정위에 서 있다. 대한민국은 또 다시 한민족간에 전쟁이 재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러나 전쟁이 재발될 경우에 대한 대비는 분명히 하고 있다. 이른바 5027작전계획은 북한이 전쟁을 도발 시에 대비한 한․미연합작전계획이다.
현대전은 전면전이자 총력전(total war)이다. 따라서 한반도 전쟁이 재발될 경우에 이는 한반도 전역이 전쟁터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기고 지는 편이 있기 마련이고, 전쟁의 승패는 곧 통일로 연결될 수 있다. 이에 대비하는 것이 통일로 가는 두 번째의 방안이다. 한반도의 전쟁은 통일을 전제로 해야 하고 통일을 대비하는 북한지역수복계획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의 통일방안은 북한에서 발생하는 급변사태에 대비하여 통일방안을 준비하는 것이다. 독일의 급작스러운 통일을 목격한 후 북한의 급변사태 대비계획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내외에서 일고 있으며, 정부나 민간차원에서도 이 계기를 통일로 이끌어 가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이른바 Contingency Plan 이다.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의 가능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더 커지고 있으며, 이에 대비한 급변통일론은 더 이상 책상 아래에 숨어 있는 비밀 계획이 아니다.


3. 북한급변사태의 가상 시나리오 들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 시에 무엇보다도 우선적인 것은 안보대책이다. 최근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한미연합사는 작전계획 5029에서 북한의 급변사태를 6가지로 가정하고 있다고 한다.

언론보도는 “작계 5029가 상정하는 북한의 급변사태 유형은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유출 △북한의 정권교체 △쿠데타 등에 의한 내전 상황 △북한 내 한국인 인질 사태 △대규모 탈북 사태 △대규모 자연재해 등 6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작계 5029는 이미 개념계획 수준을 넘어 작계로 존재하고 있으며 북한의 급변사태 유형을 좀 더 세분화해 수정 보완하고 있다”면서 “SCM에서 이런 내용을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한미는 최근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양국 정부 당국자들은 지난달에도 미국 서부의 한 미군기지에서 만나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대응책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양국은 내년에 실시할 다양한 연합훈련을 북한 급변사태에 초점을 맞춰 실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중략) 내년에 실시될 훈련은 대부분 급변사태 대비 훈련으로 보면 된다”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보도 하였다.

5029 작계는 군사적인 대비계획이며 그 자체가 통일계획은 아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관계당국이 급변사태에 대비한 별도의 ‘홍익계획’이라는 통일방안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시나리오 중 정권교체(regime change)에 대해서는 최근 미국의 한반도전문가들의 공개된 논의 자료들을 통해서도 시사되고 있다.

오바마 정부의 대한반도 정책의 최대관심사는 북한 핵의 수평적, 수직적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수단으로는 유엔안보리결의 제1718호 및 1874호를 채찍으로 하고 6자회담을 대화의 통로로 삼아 왔다. 지난 6월 미국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가 23명의 한반도문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Task Force의 보고서(U.S.Policy Toward the Korean Peninsular, Independent Task Report No.64, Charles L. Prichard and John H. Tilelli Jr., Chairs/Scott A. Snider, Project Director)를 발표하였다. 이 보고서에서는 향후 미국의 대북한 정책에 대한 정책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는바 그 중에는 종래와 다른 매우 특이한 대안 즉 북한의 정권교체(regime change)라는 급변사태의 시나리오를 정책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비록 선택한 방안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는 향후 미국의 대북한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최근 전시작전권 전환 시기 연장, 북한의 천안함 공격 사건 후속조치 강구, 그리고 ‘실효성 있는’ 6자회담 재개 등 일련의 미국 대북정책당국자들의 강경한(?) 입장발표가 이 보고서의 정책대안들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어 매우 주목된다.

이와는 별도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북한의 정권교체를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미국 국방부 그레고리 슐티 부차관보가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 7, 8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세 가지를 핵심적으로 주장했다.

“첫째, 북한과 이란 입장에서 볼 때 핵무기 보유에 따른 대외적 위신과 영향력 및 안보가 국제사회의 가벼운 제재와 불확실한 보상보다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의 북한과 이란 지도자들의 핵개발 야욕을 단념시키기는 너무 늦었다.

둘째, 따라서 미국 정부와 동맹국들로서는 북한과 이란 내부의 정치적 변화를 간접적으로 지원해 정권교체를 유도하는 쪽으로 외교정책과 제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미국은 북한 및 이란과의 핵협상에도 집중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이 계속 협상에 몰두할 경우 북한과 이란 지도자들의 외교적 영향력을 키워주고 대내적으로는 정통성이 강화될 수 있다. 북한을 상대로 향후 6자회담 일정을 잡는 대신 북한의 미래에 관해 중국과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슐티 부차관보는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재 미 대사를 지낸 인물이다. 북핵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북한을 상대로 6자회담 일정을 잡는 대신 북한의 미래에 관해 중국과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그의 주장은 현실적 설득력을 갖는다.

핵무기와 김정일 정권은 동일체다. 핵무기가 없는 김정일 정권의 수명은 오래 가지 못한다. 동시에 김정일 정권이 교체되어야 핵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김정일 정권이 있는 한 핵문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또 해결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핵문제는 점점 더 업 그레이드(upgrade)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김정일이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북한이 핵융합 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언론보도에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제논이 검출된 것은 맞지만 지진파가 전혀 관측이 되지 않았고, 여러 가지 정황상 핵실험이 아닌 것으로 당시 결론을 내렸다"고 하지만 이 또한 핵문제를 업 그레이드 시킴으로서 김정일 정권의 생존을 연장하려는 기도로 보고 있다.

<북한급변사태 발생 6가지 예상 유형>

① 핵, 미사일을 포함한 다량살상무기(WMD)의 대외 유출
② 구테타 등에 의한 내전(內戰)
③ 정권교체(regime change)
④ 북한 내 한국인 인질사태
⑤ 대규모의 탈북사태
⑥ 자연적 재해


4. 한국의 통일전략

북한급변 사태가 곧 통일로 진행된다는 보장은 없다. 어느 시나리오 이든 급변사태는 북한 내부는 말할 것도 없이 혼돈의 상황에 빠질 것이고, 우리와 이웃 국가 즉 중국과 일본 나아가서 러시아와 미국 등에게 엄청난 충격을 줄 것임이 분명하다. 특히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는 물론 안보의 제 환경이 급변의 충격을 받을 것이다. 독일의 사례는 한 역사의 예시일 뿐이며, 우리와 우리의 이웃국가들 간에 사전대비책이 없이 급변사태를 맞이한다면 통일의 기회를 얻기보다는 오히려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격렬한 분쟁의 늪으로 빠져들 우려도 없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한 예측도 어렵지만 대비책을 찾는 일도 결코 쉽지 않는 일이다. 급변사태는 현상의 변화(change)이고 변동이다. 그것도 급격한(radical) 변화이자 변동이다. 변화와 변동을 잘 관리하면 발전(development)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그 관리에 실패하면 퇴보를 가져온다는 것이 역사의 가르침이다. 북한의 급변사태와 한국의 통일전략은 이러한 전제위에서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① 북한 내 대안세력(협상세력)의 육성

독일의 통합 대장정의 주역이 되었던 볼프강 쇼이블레WolfgangSchäuble)는 통일을 이룩한 다음해인 1991년에 ‘Der VertragㅡWie ich über deutsche Einheit verhandelte’ 라는 독일통합 18개월의 경험을 실은 책자를 발간하였다. 이 책은 동아일보사가 다음해인 1992년 한창우씨의 번역으로 ‘나는 어떻게 독일통일을 흥정 했나’라는 제목으로 발간되었다. 당시 서독 내무부 장관으로서 독일통합을 주도하였던 볼프강 쇼이블레의 경험담을 실은 이 책자는 제목에서 부터 '계약(Vertrag)', 영어로는 negotiate에 해당하는 흥정 즉 ‘협상(verhandelt)’이라는 어휘를 앞세우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18개월에 걸친 독일통합과정에서는 10개조의 통일계획, 화폐․경제 및 사회통합조약,
선거조약(공동선거법), 그리고 독일통합계약서라고 할 수 있는 통일조약이 만들어졌다. 동독의 급변사태 발생한 1989년 가을부터 1990년 10월 3일 독일통일 완수까지 직접 동독과의 '협상'을 통해 이러한 통합문서(계약서)들을 만들어내 독일통일을 완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급변사태를 동독과의 '협상과 계약'의 방식을 통해 대비책을 찾은 것이다.

볼프강 쇼이블레가 한국독자를 위한 저자서문을 통해 “나는 한국국민들이 통일을 민주주의 방식에 의해 꼭 완수하리라고 굳게 믿고 있다‘하고 말하고 있다. 동독의 급변사태를 동독주민들의 인권이나 의사를 무시하는 일방적인 ‘지배’나 ‘흡수’가 아닌 ‘민주적인 협상’의 방식으로 통합의 길로 이끌어 갔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그는 서문에서 독일통일 독일통일을 조속하게 완수할 수 있었던 이유와 통일노력의 전제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독일통일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조속하게 완수 될 수 있었습니다
첫째: 전독일 국민들이 통일을 즉시 완수하려는 강한 의지가 있었고.
둘째: 서독정부와, 자유로운 민주적 선거로 새로 구성된 동독정부도 통일을 즉시 이룩하려고 하였으며,
셋째: 세계 강대국과 유럽의 모든 이웃국가들이 독일 통일에 동의하여주었기 때문이었고,
넷째: 서독정부가 신속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입니다.“

“통일에 대한 강한 열망이 인간의 가슴속에 살아있는 한, 어떤 민족도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권력 때문에 장기간 분단되어 살 수 는 없습니다. 하지만 통일의 목적을 위해 자유, 민주주의 그리고 인간의 기본 권리를 무시하여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통일이라는 공동목표의 실현은 고통 받는 인간을 위해 추구해야할 가치가 충분히 있기 때문 입니다. 또한, 이러한 열망의 완수를 위해선 단지 평화적인 수단만이 이용되어 하며, 폭력적인 방법은 단연코 배제되어야 합니다.”

독일통일의 교훈으로 볼 때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이를 통일로 이끌어가는 데는 북한주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북한 내의 협상세력이 있어야 한다. 이는 자유, 민주주의 그리고 북한주민의 기본 권리를 존중하는 세력이어야 한다. 현 김정일, 김정은 세습정권을 반대하는 세력, 개방․개혁을 지향하는 전문가 세력, 비핵화를 지향하는 군부 내 개혁세력, 시장세력, 그리고 북한사회를 일시 이탈하여 북한의 민주화를 부르짖는 해외탈북자세력 등이 그 대안세력일 수 가 있다. 오랫동안 수복에 대비해온 이북5도청 과 도민회,그리고 남한내의 북한 민주화단체들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그들이 북한 급변사태 발생 시 통일한국 건설의 협상세력으로서 역활을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한다. 적어도 현 북한정권이 비핵‧개방‧개혁정책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다른 선택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② 남남 간 합의형성의 ‘틀’ 조기 마련

지난 10월 15일 보수단체가 민노당·전교조·참여연대 등 37개反국가·친북좌파 웹사이트 명단을 공개(1차공개)했다. 그리고 11월에는 친북인사명단을 공개할 계획(2차공개)이라고 밝혔다.
라이트코리아, 사이버정화시민연대 등은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노동당을 비롯해 민주노총, 전교조, 진보연대, 참여연대 등의 홈페이지가 포함된 37개 웹사이트를 '反국가·친북좌파 사이트'로 규정했다. 2차 공개 때는 “친북학자·정치인 등 친북인사도 함께 발표할 것"이라며 "친북좌파세력들을 국민들이 예의주시하고 심판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명단공개 이유로 "최근 북한은 사이버 심리전을 강화하고,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북한 세습독재와 주체사상, 선군정치를 학습·선전하고 있다"며 "네티즌들의 의식이 성숙했기 때문에 북한의 체제 선전을 방치해도 무방하다는 주장은 적 앞의 빗장을 열어주어도 위험이 없다는 안이한 사고"라고 말했다.
이른바 남남갈등을 조장하는 요소를 근절하겠다는 보수단체들의 입장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흔히 남북관계를 북한의 대남 적화혁명 전략과 남한의 북한 흡수통일 전략이 맞 부닥치고 있는 상황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즉 남한체제가 북한의 대남혁명 전략으로 인한 남남갈등을 극복하고 체제를 언제까지 지탱해 나갈 수 있느냐? 하는 것과 북한체제가 식량위기, 에너지위기, 보건‧의료위기를 언제가지 버티면서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일명 네거티브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는 견해이다. 이 치열한 경쟁의 본질은 시간(time)문제이며 누가 오랫동안 버티느냐가 승리의 관건이라는 것이며 마지막 결론은 지는 쪽의 급변사태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남남갈등의 해소는 남북 간의 통일 주도권경쟁에서 중요한 과제이다. 그리고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 시에 대비해 남남 간 합의형성의 ‘틀’을 조기 에 마련하는 일이 절대적으로 전제되어야 한다는 시각에서도 하루발리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동서독 통일과정에서 보듯이 북한의 급변사태발생시 신속하고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 그리고 “통일이 되면 두 강물이 천천히 순서 있게 섞이지 않고 한꺼번에 큰 소용돌이치면서 섞이게 되기 때문에” 남남간의 합의형성의 ‘틀’ 즉 의사결정을 신속하고 정밀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정부의 리더쉽과 함께 제도권은 물론, 비 제도권에서도 합의형성의 ‘틀’을 마련하여, 급변상황에 대처해나가는 데 국민적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온전한 통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첩경이 될 것이다.

③ 실업자 구제 등, 초기 비용조달방안 마련

급변사태 발생 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가안보와 북한주민들의 의식주 등 생계대책을 강구하는 것이다.
독일통일과정에서 가장 실패한 정책의 하나로 거론되는 것이 이른바 노동자대책이었다. 동독의 급변사태는 동독청년들의 대규모 서독으로의 이동으로 노동력의 부족을 초래했고 이들을 진정시키고 더 이상 동독주민들의 서독지역 이주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대책으로 동독지역 거주민들에게 동독화폐와 서독마르크를 1:1로 교환해주는 화폐통합을 하였다. 이로 이해 동독주민의 대거 서독이주는 막았지만, 이 같은 조치로 동독의 공장 노동자들의 임금을 실질로 2-3배 올려주는 결과를 가져왔고, 또 서독의 공장 노조들이 동독노동자들의 임금인상운동으로 임금을 한층 더 인상시켰다.

결국 대부분의 동독공장은 생산성을 초과하는 임금지급으로 문을 닫게 되었고 그 결과로 대규모의 실업자들이 생겨났다. 후일 통독과정을 평가하는 문서들에는 독일통일비용의 반 정도는 실업자가 된 이들의 생계비용 즉 사회복지비용이라는 명목으로 노동자들의 주머니 속으로 흘러들어가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즉 노동자 대책의 실패가 통일비용 중 막대한 양의 사회복지비용 지출을 불러온 것이다.

북한의 급변사태는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을 혼돈으로 몰아갈 것이 분명하다. 이 경우 2400만 북한주민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대규모의 탈북사태를 이룰 것이다. 한국으로의 탈북은 물론, 인근 중국과 일본 그리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미국, 러시아 등 제3국으로의 탈북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 탈북사태에 대한 주변 국가들과의 충분한 사전 합의나 준비가 없다면 이러한 사태는 국가 간의 외교, 안보 분쟁으로 까지 확대되어나갈 공산이 매우 크다. 북한의 급변사태가 지역분쟁 나아가서 국가 간의 분쟁의 뇌관이 될 가능성은 항상 잠재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지역에 남아있는 주민들은 극도의 생계위협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사태발전을 막기 위해서는 초기 조치가 매우중요하며, 북한주민들의 탈북을 막는 1차적인 대책도 바로 생계비용문제로 나타날 것이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통일세나 통일기금조성을 위한 국민운동 등은 북한급변사태 발생 시에 대비한 가장 긴급한 대책으로 북한주미등의 생계유지비용을 준비해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통일에 대비한 시범적 사업 즉 개성공단 사업 같은 남북공동사업을 평소에 확대시키는 것도 초기 생계유지방안의 하나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약4만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있다. 1인당 5인 가족을 구성하고 있다고 전제한다면 개성공단은 북한주민 20만 명의 생계를 언제나 보장해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성공단이 유지되는 한 어떠한 급변사태가 발생하더라도 20만 북한주민의 생계가 보장된다는 말이 된다.

또 한 민간 기업이 추진해온 평양대마합영회사의 경우에는 정상적으로 공장이 가동될 경우 6300만평의 대마경작농지를 필요로 하고, 4만 북한가구가 대마생산에 종사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경우에도 1가구당 5인 가족을 전제할 경우에 20만 명의 북한주민들의 생계를 보장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지금의 개성공단이나, 평양대마합영화사와 같은 공장이 240개가 있어면 2400만 북한 동포들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개성공단이나 민간 합영회사가 지니고 있는 특징은 단순한 지원이나 퍼주기가 아니라, 북한의 노동력과 한국의 기술‧자본을 결합시킨 공동사업(common project)의 협력형태라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④ 통일외교 강화 ㅡ ‘연미(聯美)중립주의’ 통일외교노선의 검토

대한민국은 통일을 통해 잘사는 국민은 잘사는 민족으로, 따뜻한 사회는 따뜻하고
안전한 한반도로, 강건한 나라는 강건한 민족국가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 같은 목표를 실현해나가기 위해서 북한급변사태 발생 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충돌로부터 한반도를 보호하고 우리의 국가이익, 민족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안보․외교․통일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다.

그러기위해서는 연미(聯美), 중립 통일외교노선을 추구하는 것 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호혜평등에 입각하여 한․미연합체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일본, 러시아에 대해서는 중립정책을 취하자는 것 이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전통적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공동의 가치와 상호이익을 강화, 발전시키는 한․미관계를 모색해 나가면서 북한급변사태에 대비해서도 한․미간의 새로운 전략적 마스터 플랜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UN 및 미국․일본․중국․러시아가 한반도의 평화와 중립을 보장하는 조약(가칭: 한반도 평화중립보장조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강구해 볼 수 있다. 국제보장조약은 동아시아 평화 안전보장기구를 상설화 하는 등 한반도의 비핵․평화․중립을 위한 안전장치를 함께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보장 장치가 마련되기까지는 한․미 연합체제가 유지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전시작전권환수문제 역시 확고한 국제 보장장치가 만들어질 때까지 연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제 보장장치가 마련되면 주한미군은 한반도 UN 평화군 또는 동북아 평화군의 성격으로 주둔할 수도 있을 것이다.


5. 결어

북한의 급변사태는 통일의 파라다임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데서 비롯된다. 이는 북한정권이 스스로 자초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책임도 그들에게 있다.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을 막는 것도, 발생을 지연시키는 것도 현 북한정권의 선택에 달려 있다. 홍수나 가뭄 등의 자연재해마저도 그 근본을 따지면 북한정권의 선군정책 등 잘못된 정책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북한정권은 세계화의 큰 흐름을 외면하고, 세습독재의 권력체제를 유지하는데 혈안이 된 나머지 북한주민을 굶주리게 하여 순종케 하는 이른바 ‘곤궁(困窮)정책’을 당연시 한다는 거센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구(舊) 소련 체제의 붕괴는 이른바 선군정책, 핵보유정책으로는 결코 강성대국으로 갈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지금 북한사회는 식량배급체제가 붕괴 된지 오래다. 극심한 에너지난으로 가정전기보급 중단은 물론 기간산업에 필수적인 공장의 정상가동도 어렵다. 의료․보건체계가 마비 된지도 오래다. 제대로 먹지 못하고 어둠속에서 아파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병든 세상이 되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 결과가 급변사태를 불러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북한의 급변사태로 가장 피해를 입는 대상은 북한주민들일 것이다. 우리는 북한 동포들이 더 이상 고통을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 북한 정권이 하루빨리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개혁과 개방의 정책으로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이러한 선택만이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을 막고, 남북이 진정성 있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로 나가는 바른 길이기 때문이다.
이전글 북핵실험 우리의 대응여하에 달렸다
다음글 통일 대북정팩의 방향과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