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비용 많아도 벌어서 갚는 혼수와 비슷

통일硏 "北 재개발로 인한 부가가치 막대"

기사입력 2011.07.26 17:32:35 | 최종수정 2011.07.26 20:09:44

북한이 개혁ㆍ개방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남북한 통일비용이 획기적으로 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재진 통일연구원 원장은 26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발표한 `한반도 통일의 비전과 가치` 연구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중국처럼 개혁ㆍ개방정책을 받아들일 경우 통일비용은 현재 논의되는 수준의 10분의 1정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발표된 보고서에서는 통일비용과 관련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은 조달방법에 대한 논의 없이 통일비용만을 논의해 비용의 측면이 과도하게 부담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에 통일의 가치와 편익적 측면을 강조하면서 북한지역의 재개발이 창출할 부가가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런 맥락에서 보고서는 "통일은 남녀의 결혼에, 통일비용은 혼수에 가깝다"고 비유했다.

남녀가 결혼할 경우 결혼식 비용과 결혼생활의 초기 비용만 준비하고 추후에 소요되는 비용은 벌어서 충당하듯이, 남북 통일도 초기 통합에 소요되는 비용만 준비하면 나머지는 경제활동을 통하여 창출한 수익금으로 통일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통일이 실현될 경우 북한지역을 자본주의적 시장논리에 따라 재개발하면 북한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부가가치, 남북 간 경제통합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시너지 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며 통일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통일 이후 북한 재개발 10대 프로젝트로 △지하자원 및 유전 개발 △인프라스트럭처 건설(한반도 종단철도 등) △러시아 가스관 연결 △두만강 유역 개발 △5대 산업단지 조성 △산업 재배치 △북한 아파트 재건축 △해양산업 재개발 △수산업 재개발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 발표자로 참석한 조현태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국광물자원공사 자료를 인용해 "북한 지하자원 가치는 7000조원에 달한다"며 "최근 발견되는 유전, 희토류 등을 감안하면 그 가치는 더욱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독일 통일이 극심한 후유증을 겪은 것은 "동독 국유재산 매각이 통일비용 조달에 전혀 기여하지 못했고, 동독지역의 투자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점 등의 이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의 부동산 사유화 수준이 낮고 토지와 지하자원 등 국유재산의 가치가 독일보다 높아 정치적 통합만 원활히 이뤄진다면 통일 후유증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